[리뷰] ‘해적: 도깨비 깃발’ 백치미 가득한 명절 영화에 실소 한바탕

2022-01-13 12:29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올해도 어느덧 설 명절을 앞두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들이 개봉 소식을 전하고 있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역시 그러한 작품 중 하나로, 영화는 가볍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가 가득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 웃음이 영화에 가득한 백치미 덕분에 지어지는지라, 폭소라기보단 실소(失笑)에 가깝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자칭 고려제일검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한효주). 한 배에서 운명을 함께하게 된 이들이지만 산과 바다, 태생적으로 상극으로 사사건건 부딪히며 바람 잘 날 없는 항해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왜구선을 소탕하던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고려 왕실의 보물이 어딘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해적 인생에 다시 없을 최대 규모의 보물을 찾아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서기 시작한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 보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바다로 모인 해적들의 유쾌한 모험을 그렸다. 신선한 발상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화려한 볼거리 등 다양한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겼던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후속편이다. 배우 강하늘과 한효주, 권상우, 이광수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오는 26일 설 명절을 앞두고 개봉한다. 그만큼 ‘해적: 도깨비 깃발’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라는 콘셉트를 잡고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전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비해 더욱 화려한 볼거리와 CG가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갈 수 있는 직선적인 이야기가 줄기를 이룬다.

스펙타클한 모험과 긴박한 액션이 곳곳에서 펼쳐지지만,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 역시 없다. 영화는 가족과 우정, 사랑과 인간애 등의 따뜻한 메시지를 은근히 풍기며 설 명절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오락 영화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그러나 가볍게 즐길 수 있을 뿐, 영화에 그려진 유머와 위트는 한참 촌스러운 콩트를 보는 듯 하다. 웃음이 나긴 하지만 진정으로 웃겨서 나오는 웃음이 아니다. 되레 어이없음에 기인한 실소에 가깝다. 캐릭터는 엉성하고, 이야기는 유치하다. 지적을 하자면 수없이 늘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구멍이 가득해 놀랍기까지 하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특히 여말선초(麗末鮮初, 고려 말 조선 초)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음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장센들은 영화 몰입을 극도로 방해한다. 르네상스시대 유럽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배의 모양이나 화장기 가득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의 옷과 칼 등 이해할 수 없는 미술이 시종일관 인지부조화를 일으킨다.

그 밖에도 이제는 찾기도 힘든 평면적인 악역의 허무한 결말이나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 장면 등 수많은 요소가 보는 이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유머와 위트,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영화를 만난 관객이라면 크게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적: 도깨비 깃발’에 마냥 실망스럽다는 평만을 보내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한 불편사항들이 여전히 거슬리지만, 머릿속 필터를 지우고 멍하니 보기엔 더없이 적합한 작품인 이유다.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스틸.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코로나 19를 비롯한 현실 속 산적한 여러 문제들 사이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해적: 도깨비 깃발’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말 그대로 가볍고 부담이 없어 약간의 오글거림과 실소를 떠나 보내고 나면, 멍하니 웃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다. 한마디로 백치미가 가득한 영화다.

모든 영화가 무게 있고 탄탄할 필요는 없다. 가볍고 유치하더라도, 관객에게 잠깐의 휴식을 선물할 수 있는 영화도 필요한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적: 도깨비 깃발’은 그만의 의의를 충분히 갖췄다.

개봉: 1월 26일/ 관람등급: 12세관람가/감독: 김정훈/출연: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채수빈, 세훈, 김성호, 박지환/제작: 어뉴, 오스카10스튜디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러닝타임: 126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