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도쿄 리벤저스’ 찌질한 히어로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

2022-01-17 17:44 위성주 기자

[맥스무비= 위성주 기자] ‘타임 리프’를 소재로 한다면 우리는 흔히 새롭게 시작하는 멋진 인생이나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대해 상상하곤 한다. 헌데 영화 ‘도쿄 리벤저스’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타임 리프를 그렸다. 누구나 꿈꾸는 화려한 삶보단 한없이 찌질하고, 어쩌면 답답하기 까지 하다.

그럼에도 영화는 일본 현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2021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것을 물론 일본 15~24세 남녀가 뽑은 ‘요즘 가장 유행하는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타임 리프 영화 ‘도쿄 리벤저스’의 매력은 무엇일까.

영화 '도쿄 리벤저스' 스틸.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도쿄 리벤저스' 스틸.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첫사랑이자 인생의 마지막 여자친구였던 히나타(이마다 미오)의 사망사고 소식을 접하고 10년 전으로 타임 리프하게 된 타케미치(키타무리 타쿠미). 그는 자신의 삼류 양아치였던 자신의 찌질한 고등학생 시절이 다시 반복되는 것에 좌절한다. 울고 소리치며 신을 원망하던 그는 문득 히나타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에게 달려가지만, 미처 미래를 말하진 못한 채 동생인 나오토에게만 누나를 꼭 살리라고 부탁한다.

영화 ‘도쿄 리벤저스’(감독 하나부사 츠토무)는 희망 없이 살아가던 청년 타케미치가 첫사랑 여자친구의 사망 사고 뉴스를 본 후 1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7년 3월부터 ‘주간 소년 매거진’에서 연재 중인 와쿠이 켄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TV애니메이션에 이어 실사 영화로 제작된 작품이다. 원작 만화는 2021년 10월 10일 기준 누적 판매부수 4000만부를 돌파했다.

원작 만화의 인기는 실사 영화에서도 이어갔다. 영화는 2021년 7월 9일 일본 현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으며, 10월 16일 기준 328만 관객을 동원해 흥행수입 43억 8천만엔을 기록하며 2021년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더불어 9월 LINE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영화는 일본 15~24세 남녀가 뽑은 ‘요즘 가장 유행하는 콘텐츠’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영화 '도쿄 리벤저스' 스틸.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도쿄 리벤저스' 스틸.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이 같은 일본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 덕에 국내 관객들 역시 영화를 보기 전 기대가 클 수 있다. 그러나 경고하겠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실사 영화 특유의 과장된 연출과 연기에 거북함이 드는 관객이라면 영화가 썩 편하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도쿄 리벤저스’ 역시 지난 일본 실사 영화들과 같이 원작 만화를 그대로 재현하는데 집중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적 화법보단 만화적 연출이 주를 이룬다.

때문에 이야기에 몰입하기란 쉽지 않다. 흔히 말해 ‘오글거림’이 치사량을 넘긴다. 차라리 만화로 접했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빠져들 수 있는 장면들 역시 실사로 만나니 지나치게 유치해 거부감이 든다. 소년 만화에서 사용되는 여러 연출적 클리셰도 그대로 답습했다. 예컨대 노을이 지는 고수부지에서 괜스레 거창한 포부를 밝히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은 것 등이 그렇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영화로 제작을 결정한 만큼, 영화로서 생명을 불어넣었다면 보다 풍부한 매력을 관객들에게 전해줄 수 있었을 터다.

그러나 그런 모든 불편함 속에서도 영화 ‘도쿄 리벤져스’는 왠지 모르게 정겹다. 약간의 ‘오글거림’을 참아 넘기고 나면, 찌질한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 주인공을 향해 조금씩 응원하는 마음이 인다. 누구나 꿈꾸는 타임 리프지만 주인공은 여전히 바보 같고,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성공가도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더 없이 답답하지만 동시에 어설픈 주인공의 모습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영화 '도쿄 리벤저스' 스틸.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영화 '도쿄 리벤저스' 스틸.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이는 순전히 캐릭터의 공이다. 주인공 타케미치는 양아치 고등학생이었지만 싸움마저 잘 하지 못하고, 인생의 고난에 항상 남 탓과 핑계만을 반복하다 도망치는 인물이다. 영화는 그런 타케미치가 아주 조금씩 달라져 가는 모습을 세밀하게 포착했는데, 그렇게 섬세하게 담긴 인물의 성장을 통해 관객은 수많은 핑계와 머뭇거림으로 도망치고 만 아쉬운 지난날을 떠올리게 된다.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던 타케미치가 마침내 스스로의 두려움에 맞서 앞으로 나아갈 때 관객 역시 마모 되어가던 열정을 다시금 일깨우게 된다.

요컨대 한없이 찌질한 울보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임에도 왠지 모를 응원이 이어지는 작품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소 과장된 만화적 연출에 오글거리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전개와 캐릭터들의 선택에 몰입이 깨지기도 하지만, 미력하게나마 성장해가는 타케미치의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개봉: 1월 19일/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감독: 하나부사 츠토무/출연: 키타무라 타쿠미, 이마다 미오, 요시자와 료, 야마다 유키/수입: 에스엠지홀딩스㈜/배급: NEW/러닝타임: 120분/별점: ★★☆

위성주 기자 / whi9319@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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