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드림' 웃음 감동 있지만 밸런스 실패

2023-04-24 13:49 박미애 기자

[맥스무비= 박미애 기자]

가정사 문제로 구설에 오른 데다 기자 폭행 사건까지 불거지며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은 홍대(박서준). 매니지먼트 회사의 반강요로 홈리스 축구대표단의 감독을 맡게 된다. 감독 역할이 내키지도 않지만, 떠밀려 맡은 대표팀 선수들은 축구를 하는 건지 택견을 하는 건지 모르겠고, 이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는 PD 소민(아이유)은 웃는 얼굴로 할말을 다하며 그의 영혼을 탈탈 턴다. 의욕 없는 감독에, '축알못' 선수들에, 감동을 짜내야 하는 PD의 불안한 여정이 시작된다.

'드림'은 축구선수와 다큐PD의 도움으로 불가능할 것 같던 꿈에 도전하는 홈리스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2010년 멕시코시티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한국팀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드림'은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등을 통해 맛깔 나는 대사와 개성 만점 캐릭터, 재기발랄한 이야기로 대중의 호감을 산 이병헌 감독이 '극한직업'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새 영화다.

그의 장기는 '드림'에서도 빛을 발한다. 속사포처럼 경쾌하게 흘러가는 말들 속에 "열정은 오르는데 월급이 안 올라. 열정을 최저시급에 맞췄더니 마음이 편해졌다" 같은 대사들은 여러 번 곱씹게 된다. 대표팀의 최고령 선수로 사업 실패 이후 가족을 등지고 후회 속에 살아가는 환동(김종수)부터 유학가는 딸과 잠깐이나마 같이 살고 싶은 딸바보 효봉(고창수), 사랑에 올인한 로맨티스트 정승길, 그리고 훈련에는 안 나오지만 슈팅 실력만큼은 팀내 최고인 인선(이현우)까지 갖가지 사연을 가진 캐릭터가 이야기에 풍성함을 더한다.

그러나 설계가 잘못된 탓일까. 전반부의 재미를 후반부의 감동이 받치지 못한다. 웃음에 힘을 빼고 감동에 힘을 더한 것이 전반적으로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모습이다. 

'극한직업' 같은 코미디를 기대하면 재미가 덜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웃음에 힘을 뺀 덕분에 큰 엇갈림 없이 무난한 재미를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대목인 월드컵 경기다. 경기 장면의 박진감이 인물들의 감정선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희석시킨다. 감정을 잘 쌓아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극적인 감동을 주려다 보니까 탈이 난다. 외국인 해설자가 "대~한민국"을 외칠 때는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사람들의 꿈을 응원하는 '드림'의 메시지에는 수긍된다. '드림'은 위너보다 루저, 결과보다 과정을 돌보는 영화다. 성패를 떠나서 삶의 벼랑 끝에 선 이들의 도전과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정신은 마음을 동하게 한다.

감독:이병헌/ 출연: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 제작:옥토버시네마/ 개봉:4월26일/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125분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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