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 "봉준호 감독에 비하면 불완전한 내 작품..."

2023-04-28 09:00 김희주 기자

[맥스무비= 김희주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작품에 대한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다시 한국을 찾았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용산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의 이번 내한은 지난 3월 개봉 프로모션을 위해 한국을 찾은 데 이은 두 번째다. 당시 영화가 300만 관객을 동원하면 다시 내한하겠다고 공약한 감독은 관객과의 약속을 지켰다.

지난 3월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7년 '너의 이름은.' 2019년 '날씨의 아이'와 함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로 영화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5월17일 한국어 더빙판까지 개봉한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지난번에 왔을 때 300만명을 넘으면 다시 오겠다고 했는데, 금방 300만명을 돌파하고 또 400만명을 넘어서 반은 신기하고 반은 감격한 마음"이라며 놀란 마음을 드러냈다.

 

현재 누적관객 5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은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 누적관객수 1위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이에 대한 이유가 무엇일지 묻자 감독은 "한국에서 수입을 해준 미디어캐슬이 열심히 노력해줬다"며 "그리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 덕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슬램덩크'가 한국에서 히트를 하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고 있는데 그 다음이 '스즈메'여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해준 것이 아닐까"라고 밝혔다.

이어 "어쩌면 재해를 입은 소녀가 그것을 회복해가는 이야기가 많은 한국 분들의 마음을 뒤흔든 것이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스즈메의 문단속'에 대한 국내 영화 팬들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더빙판 개봉까지 예고하면서 팬들을 다시 불러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 관객들은 정말 다정하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 비하면 저의 작품은 아직 부족한데 이렇게 불완전한 영화를 보고도 한국 관객들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얻는 것을 볼 때 한국 관객들이 정말 다정하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스즈메의 문단속'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도 상영 중이다.

이에 감독은 "과거 제 작품이 미국과 유럽에서 동원했던 것보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훨씬 현지에서 높은 관객수를 기록 중"이라고 반기면서도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시아만큼 히트를 치고 있지 않고, 그에 대한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대신 "현재 서양 쪽에서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가장 잘 되고 있다"며 "한국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2011년 실제로 일어났던 동일본대지진을 소재로 한 영화. 감독은 "실제로 일어났던 재해를 엔터테인먼트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영화화되기까지 1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돌이켰다. "4~5년 밖에 안 지났다면 사건이 너무 생생해서 만들기 어려웠을 텐데 12년이 지났을 때 딱 영화로 만들기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론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이기에 고민이 많았다. 특히 재난 피해자와 희생자들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12년 전이지만 지금도 상처가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피난 생활 중인 사람들도 수천 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야 할지 고민했다. 가령 '집적적인 묘사를 너무 많이 하지 말자'는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을 재회하게 되는 이야기로는 만들지 말자고 정했다. 그것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이야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본 영화관에 주의사항이 쓰여 있다. 영화를 우연히 보다가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극중 스즈메가 일본 전국을 여행하는 연출 방식에 국내 관객은 갖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감독은 이에 대한 궁금증에도 답했다.

"동일본대지진이 일본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전국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스즈메가 여행을 했던 동네는 과거 일본에서 큰 재해가 있었던 동네들이다. 그 큰 재해를 입었던 곳을 스즈메가 들른다는 설정을 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스즈메의 동네는 가공의 마을이다. 실제 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렇게 설정한 이유는 영화가 개봉된 뒤 그 배경지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그 동네 주민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어서 스즈메의 마을을 가상의 마을로 설정했다."

 

인터뷰를 끝내며 감독은 "한국에 다시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관객들을 만나지 못했고 저녁에 극장에 가는데 기대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를 사랑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한국 영화 팬들을 향한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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