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무비= 박미애 기자]
"인간은 달과 같아서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면이 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크든 작든 내면의 상처가 있다. 내면의 상처가 곪으면 자신을 할퀴고, 때로는 타인도 할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아웃사이더, 로켓(브래들리 쿠퍼)이 그렇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가오갤3)에서는 지금까지 아껴뒀던 로켓의 서사를 꺼내든다. 현상금 사냥꾼 로켓은 유전자 변형 실험으로 반인반수가 된 존재. 로켓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데에는 그러한 과거와 관련 있다. 로켓이 자신의 과거를 마주한 결과가 3일 공개된다.

●로켓의 자아찾기 그리고 동료애
스타로드(크리스 프랫)가 연인 가모라(조 샐다나)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는 사이. 로켓이 가디언즈의 본거지인 노웨어에 들이닥친 아담 워록(윌 폴터)에게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다. 48시간 이내에 로켓의 몸속에 장치된 킬 스위치의 암호를 풀어야 하는 상황. 스타로드와 가디언즈는 로켓을 구하기 위해 암호를 보유한 오르고 회사로 향한다.
그동안 로켓은 사경을 헤매며 자신의 과거를 마주한다. 과거에는 이름도 없었던 실험체 89P13.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에 의해 학대와 다름없는 실험에 시달리며 너구리도 사람도 아니게 돼버린다. 그런 로켓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라디오헤드의 '크립'(Creep)을 부르면서 '괴물'과 '별종'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오프닝에서 암시된다.
'가오갤3'의 핵심 서사는 로켓의 자아찾기다. 상처받은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고, 불완전한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여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주요하게 펼쳐진다. 자신은 너구리가 아니라고 불만을 내뱉던 로켓이 자신의 기원을 확인하고 끌어안는 순간은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과정에서 동물권을 침해하는 문명의 이기를 꼬집고, 또 동료애(또는 가족애)라는 흔하지만 소중한 가치도 더불어 전한다. 로켓이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실험에 고통을 받을 때에도 아담 워록의 공격으로 사경을 해멜 때에도 그를 지탱해준 것은 동료들이었다.
"'가오갤'의 시작은 로켓이었다"는 제임스 건 감독은 '가오갤3'에 이르러 히든카드를 제대로 활동한다. 조연인 로켓이 주연으로 기용할 수 있었던 것은 위너보다 루저, 주류보다 비주류, '인싸'보다 '아싸'에 가까운 히어로의 이야기로, 슈퍼히어로 영화중에서도 별난 지점에 있었던 '가오갤'다운 선택이다.

●유머와 액션 하면 '가오갤'
로켓의 자아찾기로 인해 영화가 사뭇 진지해진 측면이 있으나, 그렇다고 시리즈의 전매특허 유머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가디언즈의 티키타카는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늘 그렇듯 네 탓이니 내 덕이니 정신없이 투닥거리는데, 이를 뛰어넘는 끈끈한 동료애가 유쾌한 감동을 선사한다. 액션은 시리즈를 통틀어 최고의 합을 뽑아냈다.
'가오갤3'은 한 마디로 유머, 액션, 감동을 두루 갖춘 영화다. 15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가 풍부한 엔터테이닝 무비다.
특히 '가오갤3'은 2014년부터 이어온 9년 여정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개봉 하루 전날 예매량이 25만장을 넘기며 시리즈의 마지막에 쏠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가오갤’ 시리즈가 로켓의 서사를 끝으로 MCU에서 퇴장하는 가운데, '가오갤3'은 어떻게 기억될까. 대중의 평가만을 남겨뒀다.
감독:제임스 건 / 출연: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 제작:마블스튜디오 / 개봉:5월3일 /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150분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