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무비= 박미애 기자]
오는 10일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 1년이 되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개봉으로 이목이 집중된 영화가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1년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가 그것.
'문재인입니다'(감독 이창재·제작 엠프로젝트)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정착한 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전원 생활을 담는다. 영화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보지 못했던 문 전 대통령을 그의 일상을 통해 들여다 본다.
●자연인 문재인은
'사람보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
영화는 자연인 문재인을 비춘다. 시골에서 새 삶을 시작한 문 전 대통령의 얼굴에는 전에 없던 수염이 제법 소복하게 자라 있다. 정장과 넥타이, 구두는 셔츠에 반바지, 샌들로 대체되고 단정하다 못해 엄격했던 몸가짐은 한결 가볍고 느슨해진 모습이다.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구슬땀을 흘리며 밭을 가는 그는 영락없는 시골 할아버지. 호미질 곡괭이질 삽질도 마다하지 않고, 고추 바질 배추 오이 토란 호박을 심고, 반려견 마루와 토리를 산책시키는 일도 그의 몫이다.
그는 퇴임 후에도 여전히 바쁘다. 그러다가 카메라가 나무 그늘 밑 평상에 누워 낮잠 자는 그의 모습을 비추는데, "원래 일하는 것보다 놀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며 씩 웃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에서 사람 냄새가 풍긴다.
그러나 평화로울 것 같은 전원생활은 욕설과 협박이 난무하는 고성방가로 조용할 날이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평산마을로 찾아오는 극우 세력의 시위 때문. 그저 문 전 대통령은 묵묵히 자신의 할일을 한다.

●정치인 문재인은
영화에는 자연인 문재인뿐 아니라 변호사, 대통령 시절의 정치인 문재인을 통해서도 그를 이해하려 한다. 영화는, 정치가 싫었던 인권 변호사가 어쩌다가 대통령이 됐는지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도 짚는다.
원리원칙주의자에 성실하고 정직하며 강직한 그의 모습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한진중공업 장기 해고노동자 김진숙 사건 등에 얽힌 비화들로 드러난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상조 전 정책실장, 김의겸 전 대변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 50여명의 주변인들의 입을 통해 소개된다.
그러나 영화에는 앞서 한 유튜브에서 공개해 논란이 된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담기지 않았다. 풍산개 반환과 관련해 "대통령 기록물로 아무런 근거 규정 없이 관리하는 것은 위법 시비가 있을 수 있다"는 언급만 있을 뿐. 그의 발언 중에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내용은 없었다.
영화는 후반부에 1년전 이맘때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를 나서며 지지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는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그의 얼굴은 홀가분해 보인다. 그가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던졌던 "여러분, (제가)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는 질문은 새 정부가 들어선지 1년이 된 현 시점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문재인입니다'는
'문재인입니다'는 문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한 휴먼 다큐멘터리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회고한 다큐멘터리로 18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노무현입니다'의 이창재 감독이 새롭게 연출한 영화다.
이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고 세상에 내놓는데 무려 5년의 시간이 걸렸다. 30년 다큐멘터리 감독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문 전 대통령을 접촉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22년 퇴임 이후 문 전 대통령의 삶 자체를 보여주고 싶다며 아들과 있었던 일화를 담은 감독의 편지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영화에는 10시간에 걸쳐 진행된 문 전 대통령의 인터뷰와 일상 모습이 담겨 있다. 114분간 이어지는 사람 문재인에 대한 탐구가 끝나면, 환하게 웃는 얼굴의 문 전 대통령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문재인입니다'는 개봉일을 하루 앞당긴 10일 개봉한다. 영화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금액 3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14억원을 모으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감독:이창재 /출연: 문재인 외 /제작:다이스필름 / 개봉:5월10일 /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114분
(사진제공='문재인입니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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