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흥미로운 세계관, BUT 개연성 못 챙긴 '택배기사'

2023-05-15 16:11 김희주 기자
    한국형 디스토피아  세계관 
    빈약한 개연성, 평면적 캐릭터 

[맥스무비= 김희주 기자]

흥미로움 담았지만, 개연성까지 챙기지는 못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극본·연출 조의석)는 혜성 충돌로 사막화가 진행된 지구에서 계급에 따라 산소가 통제되는 세계를 그린다. 이 가상의 미래 세계에서 택배기사들은 살아남은 1%의 인류에게 산소와 생필품을 배송한다. 지금도 택배기사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는데, 2071년의 미래 세계에서는 사람의 생명까지 택배기사들을 통해 연명한다.

'택배기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택배기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극중 택배기사들은 낮에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일하고, 밤에는 난민들을 도우는 블랙 나이트로 활약한다. 한마디로 홍길동과 같은 한국형 히어로라 할 수 있다. 

김우빈이 맡은 난민 출신 5-8은 택배기사 랭킹 1위의 인물이다. 오염된 대기와 헌터들의 공격을 뚫고 배달 업무를 하는 전설의 택배기사로 막강한 전투 실력을 가졌다. 

5-8을 선망하는 난민 사월(강유석)은 군 정보사 소령인 설아(이솜)의 보호 아래 난민에게 허락되지 않은 일반구역에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일련의 사건을 겪게 되면서 천명이 주최하는 택배기사 선발대회에 참여한다. 

2071년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계급은 난민, 일반, 특별, 코어 구역으로 나뉘는데 현재의 강남에 쫓겨난 난민들이 살고 선택된 자들은 지하로 숨게 되는 역삼각형의 구조를 갖춘다. 

송승헌은 극중 빌런으로 분한다. 사막화된 세계에서 질서를 세운 절대 권력 천명그룹 류재진 회장의 아들로서 들끓는 야욕을 가진 천명의 대표로 등장한다. 대규모 인원의 난민을 동원하는 A구역 공사를 담당하며 류 회장의 반대에도 정부를 대신해 이주 계획의 주도권을 잡고자 한다.

'택배기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택배기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택배기사'는 분명 새로운 시도를 한 한국형 디스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 작품으로서 의의가 있다. 뻔하지 않은 소재, 캐릭터, 세계관으로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움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 등의 볼거리도 극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 63빌딩, 남산타워, 한강대교 등 우리 주변 일상의 장소가 황폐화된 모습은 디스토피아적인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택배기사라는 한국형 히어로를 중심으로 신분과 계급 차이, 난민 문제 등을 다루는 주제의식도 시의적절하다. 

하지만 개연성이 이를 좇아가지 못한다.

돌연변이로 등장해 김우빈과 나란히 극을 이끌거라 예상된 사월은 이렇다할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피 터지는 택배기사 선발전도 박진감 넘치는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빌런 송승헌 또한 기성 지배 계층으로서 왜 그렇게 야욕을 드러내는지에 대한 서사와 개연성을 갖추지 못한채 그저 평면적인 캐릭터로 남을 뿐이다. 

주인공 김우빈은 극의 중심에 서서 제 역할을 한다. 시청자를 납득시킬 만한 서사를 갖춘 인물로서, 화면을 장악할 만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이솜도 많은 남자 캐릭터들 사이에서 카리스마 있는 비주얼로 제 역할을 해낸다.

'택배기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택배기사'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이처럼 '택배기사'는 다소 아쉬운 작품이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원작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지 못했고, 부족한 개연성은 작품의 재미를 반감시켜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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