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박미애 기자]
"이제 막 한 편을 끝낸 느낌"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까지 두 편의 영화를 끝마친 지금에야 데뷔하는 것 같다며 이상용 감독이 한 말이다.

이 감독은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영화 '범죄도시3' 인터뷰에서 "3편은 (영화가) 엎어지는 불안감이 없으니까 2편에 비해서 부담감이 덜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범죄도시' 조감독 출신인 이 감독은 '범죄도시2'로 천만영화의 주역이 됐지만, 입봉작을 준비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적잖이 속앓이를 했다.
그는 "장소 헌팅도 안되지, 보조 출연자 모집도 어렵지, 정말 힘들었다"며 "초반부터 예산이 10억(원)이나 오버돼서 속으로 '데뷔는 끝났구나' 생각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우리 속담에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코로나19 때문에 제작이 무산될 뻔한 했던 '범죄도시2'는 개봉 이후 관객의 열띤 지지를 얻으며 천만영화에 등극했다. 이 감독은 입봉작으로 천만흥행을 거두는 호사를 누렸다.
여기에 '범죄도시3'의 연출자로까지 이름을 올리며 '범죄도시' 시리즈로 흥행 감독의 대열에 오르는 행운을 얻게 됐다.
이 감독은 흥행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2편의 작업을 끝내자마자 마동석과 함께 '범죄도시3'의 작업에 착수했다. 익숙함을 제거하는 콘셉트로 영화의 방향을 잡으면서, 마석도(마동석)의 환경부터 바꿨다고 했다.
이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8편까지 기획된 프랜차이즈 영화"라며 "마석도의 바운더리를 넓혀보면 시리즈의 확장성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광수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배경 이상으로 신경을 쓴 건 빌런이다. 단순히 빌런의 얼굴을 바꾸는데 만족하지 않고, '투 빌런'을 설정해 예상 밖의 전개를 꾀했다. 이준혁과 일본배우 아오키 무네타카가 '범죄도시3'의 빌런으로 그 역할을 맡았다.
이 감독은 "마석도와 주성철(이준혁)이 상대의 수를 보면서 대립하는 와중에 리키(아오키 무네타카)가 나타나 판을 흔들어버린다"며 "두 사람이 곤란에 빠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 영화의 내용을 귀띔했다.
"2편이 잘돼도 너무 잘됐다"는 이 감독의 흥행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범죄도시3'의 흥행세도 심상치 않다. 개봉 첫날(31일) 7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다만 '범죄도시' 시리즈는 기획, 제작, 출연까지 마동석의 지분이 크다 보니 감독보다도 '마동석의 영화'로 더 부각된다. 감독으로서 아쉬움도 없잖을 터였다.
이 감독은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영광뿐이고 아쉬움은 전혀 없다"며 "제 역할은 시리즈를 잘 넘겨주는 일"이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그러면서 "보통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데 십수년이 걸리는데, 이 영화로 데뷔해 분에 넘치는 영광과 기회를 얻었다. 제 인생을 열어준 영화"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마동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범죄도시3'는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한 마석도가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과 리키를 좇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 외에도 고규필, 전석호, 김민재, 이범수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