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 장기 녹아 있는 '사냥개들'

2023-06-08 17:34 조현주 기자

[맥스무비= 조현주 기자]

2020년 12월. 한 취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버스에 오른다. 버스기사가 저지하지만 막무가내다. 이때 한 청년이 "죄송하다"며 그를 끌어내린다.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한 뒤 취객의 행패를 단숨에 제압한다.

김건우(우도환)는 그렇게 다부진 몸과 예의 바른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정직한 청년이다. 그는 전국복싱신인왕전에 참가한다. 무관중 경기로 관중의 환호는 없지만, 청년들은 뜨거운 땀을 내뿜는다. 결승에 오른 홍우진(이상이)은 김건우를 조심하라는 코치의 말에 밑도 끝도 없이 "나 해병이야"를 외친다. 경기를 재밌게 가지고 논다는 해설가의 말처럼 쇼맨십이 대단하다.

● 불과 얼마 전까지…코로나19 팬데믹 배경

오는 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극본 김주환·연출 김주환)은 김건우와 홍우진, 두 청년이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없이는 대중교통을 탑승할 수 없고, 밤 10시가 되면 식당 문을 닫아야 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감염병이 창궐하던 당시 상황이 현실감 있게 녹아 있다.

건우의 어머니는 동네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정이 어려워져 월세를 낼 돈이 없어 결국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운운하는 불법사채업자 '스마일 캐피탈'의 사기에 휘말린다. 궁지에 몰린 소상공인들을 설득한 뒤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들의 행태가 악랄하다. 현실에 기반을 둔 만큼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 완전히 딴판인 우도환X이상이…달라서 끌린다

착하고 성실한 건우와 의리 넘치는 우진은 사채판의 전설이자 과거를 묻고 살아가는 최 사장(허준호)을 만나고, 그의 밑에서 일하는 차현주(김새론)와 함께 스마일 캐피탈의 뒤를 쫓는다. 그들의 추격 끝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불법사채업체 대표 김명길(박성웅)이 있다.

복싱 유망주 건우와 우진은 링 위에서 대결하는 적수로 서로를 만났지만, 복싱에 대한 열정과 해병대 출신이라는 공통점 덕분에 전혀 다른 성향에도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히트작 '청년경찰'을 통해 두 청년의 브로맨스를 매력적이고 유쾌하게 그려냈던 김주환 감독은 '사냥개들'을 통해서도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티격태격하는 건우와 우진은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며 성장한다.

● 복서의 심장 말하는 '사냥개들', 복병은 김새론

건우는 "돈보다 중요한 것은 복서의 심장"이라고 말하는 인물이다. 강한 의지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있다면 꿈을 이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건우의 투박한 진심만큼 드라마가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이 세련되지만은 않다. 건우와 우진이 둘도 없는 절친이 되는 과정이나, 거대한 악으로 그려지는 명길과 얽힌 에피소드들은 거칠기만 하다.

지난해 5월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은 김새론의 모습을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이지도 미지수이다. 김주환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김새론의 분량을 최소화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지만, 김새론이 연기한 현주는 건우, 우진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한 축인 만큼 비중이 적지 않다. 김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수천, 수만 시간을 들여 노고를 쏟아부었는데 그것을 해하지 않으려면 이야기가 망가져선 안 된다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감독:김주환 /출연:우도환, 이상이, 김새론, 박성웅, 허준호 /제작:스튜디오N /공개일:6월9일 /등급:청소년 관람불가 / 러닝타임:472분(8부작)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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