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은 계속된다…발사된 '한국형 SF', 궤도 진입 언제 이룰까

2023-06-28 11:20 조현주 기자
    매끄럽지 않았던 'SF'와 '한국형 신파'의 결합
    '더 문'→'원더랜드' 23년에도 이어질 SF 도전

[맥스무비= 조현주 기자]

우주, 복제인간, 외계인, 가상세계, 근미래 배경 등 한국형 SF를 표방한 작품들이 연달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한국형 SF 장르는 아직까지 불모지로 남아 있지만, 도전은 계속된다. 김용화 감독의 우주 프로젝트 '더 문'과 AI(인공지능)를 소재로 한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발사된 한국형 SF의 성공적인 궤도 진입은 언제쯤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영화 최초의 우주 SF를 그린 '승리호' (사진제공=넷플릭스)
한국영화 최초의 우주 SF를 그린 '승리호' (사진제공=넷플릭스)

● '승리호'부터 '정이' '택배기사'까지…한국형 SF의 발사

한국형 SF의 도전이라고 하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년)까지 올라갈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도전은 비교적 최근이다. 2021년 2월,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로 주목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제작 영화사비단길)를 시작으로 4월 한국영화 최초로 복제인간을 주요 소재로 한 '서복'(감독 이용주·제작 스튜디오101)이 공개됐다.

그해 12월에는 한국 시리즈물 최초 달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연출 최향용·극본 박은교)가 공개됨에 따라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SF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다만 진일보한 CG기술과 영상미는 흠잡을 곳 없다는 평가를 받으나 할리우드 SF영화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설정을 차용하거나, 신파 등 기존 한국영화의 클리셰적인 요소를 답습하면서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설의 용병 정이 역을 맡은 김현주 (사진제공=넷플릭스)
전설의 용병 정이 역을 맡은 김현주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해 7월 개봉한 영화 '외계+인'(감독 최동훈·제작 케이퍼필름) 1부는 한국 도술과 SF의 만남이 이질적인 평가를 받으며 최종 관객 153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라는 뼈아픈 성적을 받아들었다.

그 뒤로도 SF장르의 작품은 이어졌지만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제작 클라이맥스스튜디오)는 고(故) 강수연의 유작으로 주목받았고,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모성애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한국형 신파 전개로 혹평을 들었다. 5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극본·연출 조의석) 역시 기시감 드는 설정과 연출, 개연성 부족한 전개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최근 몇 년 사이 SF장르의 작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한국영화 중 특히 SF장르는 자본이나 기술력 등 여러 측면에서 할리우드와 비교해 발전이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간 한국 SF 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아이나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며 "OTT 시대가 되면서 '정이'처럼 한국형 신파가 잘 팔리는 현상이 있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SF 장르와의 결합이 삐걱대고 매끄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고 진단했다.

● '더 문'·'원더랜드'…한국형 SF의 도전은 계속된다

한국형 SF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먼저 오는 8월2일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흥행을 이룬 것은 물론 한국형 판타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김용화 감독이 '더 문'(제작 블라드스튜디오)으로 돌아온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담는다.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첫 달 탐사를 소재로 아직 한국인이 한 번도 밟아 본 적 없는 미지의 공간을 하이퍼리얼리즘으로 구현했다.

이와 함께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VFX로 지옥을 현실적으로 구현한 덱스터스튜디오의 기술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 문'은 극장에서 개봉하는 최초의 한국 우주 SF 영화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더 문'은 극장에서 개봉하는 최초의 한국 우주 SF 영화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제작 영화사봄)는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가상세계를 소재로 한다. 그리운 사람을 AI로 재현하는 가상세계인 원더랜드에 식물인간이 된 연인을 의뢰한 20대 여성과 세상을 떠난 아내를 의뢰한 40대 남성 등에게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박보검, 수지, 정유미, 최우식, 탕웨이, 공유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기술이나 자본력으로 봤을 때 한국에서 갑자기 '아바타'나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르의 발전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벽돌 쌓듯이, 계단 올라가듯이 축적되고 누적되고 있다고 본다. 가시적으로 잘 보이지 않겠지만, 한국형 SF 장르도 '역치'를 넘어서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태용 감독은 가족 드라마에 능하고, 김용화 감독은 특수효과에 특화된 감독이다"며 "이들이 곧 선보일 작품에서 자신들의 장기를 잘 살리지 않았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가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가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조현주 기자 / joo@maxmov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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