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청춘의 표상이 되다

2023-08-22 12:03 윤여수 기자
     데뷔작 '젊은 남자',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 상영
    배창호 감독 연출, 청춘의 꿈과 사랑, 좌절의 일기

[맥스무비= 윤여수 기자]

록카페, 배꼽티(크롭톱), 삐삐(무선호출기)….

암울했던 1980년대가 지나고 새롭게 맞아들인 1990년대.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강렬한 랩과 함께 문을 연 시대는 그 이전 세대와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청춘의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을 뿜어냈다. 기성세대의 간섭과 참견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세상을 구축해가던 청춘들은 록카페와 배꼽티로 스스로를 드러냈다. 이른바 ‘오렌지족’으로 불린 비뚤어진 청춘의 욕망도 없지 않았지만, 1990년대 청춘들은 자신들보다 앞선 세대들과는 분명 달랐다.

영화 '젊은 남자'의 주연 이정재.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영화 '젊은 남자'의 주연 이정재.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그렇게 거리낌 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낼 줄 알았던 청춘들에게도, 물질에 사로잡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성공과 사랑을 꿈꾸지만, 그리로 향하는 길 위에서 늘 어긋나곤 했다. 당대 청춘의 모습은 그래서 자본주의의 화려한 외양적 욕망을 그대로 상징하는 또 하나의 표상으로 비쳤다.

1994년 배창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젊은 남자’는 이 같은 청춘의 욕망과 사랑, 꿈과 좌절을 그린, 당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영화는 스타를 꿈꾸는 삼류모델 이한이 여자친구 재이와 모델에이전시 실장, 부유한 미술관장 승혜 사이를 오가는 사이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재이와 이어가는 해맑은 사랑, 쾌락의 탐욕에 눈먼 실장, 한눈에 반한 승혜와 나누는 애틋한 감정. 이한은 성공을 매개로 자신을 둘러싼 세 여자에게 이율배반적인 순정의 욕망을 투영한다.

영화 '젊은 남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영화 '젊은 남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영화는 이한을 통해 1990년대 초중반 이른바 ‘X세대’로 불린 청춘의 허망한 욕망을 그렸다. 그만큼 당대를 상징하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표상들이 등장하고, 영화는 이를 담뿍 담아내며 시대를 읽는 매체로서 기능을 튼실히 해낸다.

‘젊은 남자’은 무엇보다 이정재라는 신예를 발굴해낸 작품으로 꼽힌다. 이제는 할리우드에서도 활약할 만큼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정재는 당시 아직 신인으로서 이 작품을 데뷔작 삼았다. 그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상을 석권할 만큼 호평받으며 이정재는 당당히 스타의 위상을 굳혔다.

특히 극중 로이 오비슨의 노래 ‘In Dreams(인 드림스)’의 선율을 따라 몸을 흐느적거리며 춤을 추는 강렬한 모습으로 추억되기도 한다.

영화 '젊은 남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영화 '젊은 남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이정재는 이후 1996년 김영빈 감독의 ‘불새’와 1998년 김성수 감독의 ‘태양은 없다’를 거치며 당대 청춘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각인됐다.

이를 두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독특한 옴므 파탈의 이미지”(한국영상자료원 ‘영화천국’ 2011년 3월16일자)라고 표현했다.

이정재가 이전까지 청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1990년대 초중반 자리잡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의 새로운 이미지를 뿜어냈다는 의미이다.

그 이미지의 첫 무대이자 당대 신세대의 또렷한 문화적 표상으로 남은 작품이 바로 ‘젊은 남자’이다.

영화 '젊은 남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영화 '젊은 남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튜디오보난자

한편 '젊은 남자'의 연출자 배창호 감독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무대를 연다. 

25일부터 27일까지 전북 부안군 변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팝업 시네마: 부안 무빙'이다.

전북 부안군(군수 권익현)이 주최·주관하고 서울과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에 영화를 비롯한 전시·공연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소개해온 기획사 '카다 크리에이티브 랩'(대표 전혜정), '영화 중심'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맥스무비', 헤리티지 아웃도어 브랜드 'Snow Peak'(스노우피크)가 함께하는 이번 무대에서 배 감독은 27일 오후 8시 '젊은 남자'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배창호 감독. 사진제공=울주세계산악영화제
배창호 감독. 사진제공=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 기사는 부안군청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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