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포테이토 지수 79%] '더 킬러', 독백 쏟아내는 킬러는 처음이라

2023-10-08 18:00 조현주 기자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맥스무비= 조현주 기자]  

'더 킬러'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더 킬러'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BEST potato(79%)

무표정의 킬러는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자신만의 수칙을 되뇐다. 끊임없이 반복하며 나약함이, 동정심이 파고들지 못하게 자신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모든 걸 수치화해서 말하고, 아침마다 요가와 스트레칭을 빼놓지 않는, 다소 괴짜처럼 보이는 이 킬러의 여정은 프랑스를 거쳐 도미니카공화국, 뉴올리언스, 플로리다, 뉴욕까지 장대하게 펼쳐진다.

'더 킬러'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 공식 초청작으로 데이빗 핀처 감독이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작에 등극했다.

제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아시아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8일, 이른 오전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핀처 감독이 '맹크'(2020년) 이후 오랜만에 내놓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맹크'에 이어 '더 킬러' 또한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더 킬러'에서 킬러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 사진제공=넷플릭스

● 핀처의 감각적 연출·마이클 패스벤더 연기 돋보여

비어 있는 호화스러운 집을 길 건너 건물에서 주시하고 있는 킬러(마이클 패스벤더)는 꽤나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킬러는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물론 전 세계 평균 출생률과 사망률, 유죄판결 비율, 프랑스 내 맥도날드 매장 개수 등 통계와 숫자에 근거한 독백을 쉬지 않고 쏟아낸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킬러의 정체성과 맞닿는다.

무료한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타깃을 조준할 때도 그의 독백은 멈출 기미가 없다. "예측하되 임기응변하지 마라" "아무도 믿지 마라" "공감은 나약함이다" "나약함은 약점이다" 등 영화 속 킬러의 첫 임무는 이와 같은 독백과 함께 수행되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벌어져 그를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쫓는 또 다른 킬러 역의 틸다 스윈튼. 사진제공=넷플릭스

프랑스 작가 알렉시스 노렌트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는 '더 킬러'는 명확한 목적의식을 지닌 킬러의 '원맨쇼'로 봐도 무방하다.

카메라는 킬러 영화라고 생각했을 때 떠오를 수 있는 화려한 총격전이나 액션보다 오랜 킬러 생활로 고독하고 외로운 그의 고된 여정을 쫓는다.

총 다섯 챕터로 이뤄진 '더 킬러'는 각 챕터 별로 임무 수행, 도망, 추격, 복수 등 킬러의 변화하는 상황을 담는다. 나라와 도시 역시 같이 이동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안긴다.

직선으로 쭉 뻗은 '더 킬러'는 강점과 약점이 명확하다.

고전 누아르 장르의 매력과 '세븐'(1995년) '조디악'(2007년) '나를 찾아줘'(2014) 등을 통해 스릴러의 대가로 불리는 핀처 감독의 감각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연출, 마이클 패스벤더의 고요하지만 강렬한 킬러 연기가 돋보인다.

틸다 스윈튼은 극중 패스벤더가 쫓는 또 다른 킬러 역할로, 그리 길지 않은 분량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우아하고, 고상하다.

그렇지만 단순한 이야기는 다음 챕터에 대한 궁금증보다 예측 가능함으로, 몰입감보다 느슨함으로 이어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끊임없이 독백을 쏟아내는 마이클 패스벤더. 사진제공=넷플릭스

감독: 데이빗 핀처 / 극본: 앤드류 케빈 워커 /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틸다 스윈튼, 찰스 파넬, 알리스 하워드, 소피 샤를로치 외 / 제작: 플랜B 엔터테인먼트 / 공개: 11월10일 / 관람등급: 미정 / 장르: 스릴러, 누와르, 드라마, 범죄 / 러닝타임: 118분

[맥스무비가 앞으로 영화 등 주요 작품에 대한 리뷰에 포테이토 아이콘과 100% 만점의 완숙도 지수를 도입합니다. 나만 보기 아까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짠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71%),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0~31%),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30~1%)로 나눠 공개합니다. 포테이토 지수는 앞으로 많은 관객과 독자가 직접 참여하는 코너로도 확장할 예정입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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