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에 시대의 답이 있다

2024-02-11 13:58 윤여수 기자
    1985년 'We Are the World' 프로젝트
    다큐로 엮어낸 팝스타의 연대 이야기

[맥스무비= 윤여수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봄'의 포스터 컷. 영화는 맨 아래 마이클 잭슨(왼쪽)과 라이오넬 리치(오른쪽)를 중심으로 팝스타들이 1985년 선보인 'We Are the World'의 탄생 과정을 담았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봄'의 포스터 컷. 영화는 맨 아래 마이클 잭슨(왼쪽)과 라이오넬 리치(오른쪽)를 중심으로 팝스타들이 1985년 선보인 'We Are the World'의 탄생 과정을 담았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저작권 절반을 미국 소니뮤직그룹이 약 8000억원(6억 달러)에 사들였다는 소식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이는 한 가수의 저작권을 사고파는 거래로는 ‘팝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해 더욱 화제다.

지난 2009년 6월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의 음악적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로 이 순간에도 그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는 또 하나의 무대가 열려 있다. 30여년 전, 그야말로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당대의 가수들이 그와 함께 힘을 모아 엮어낸 이야기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지난 1월29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영화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The Greatest Night in Pop)’이다. 마치 잘 짜인 시나리오대로 가수들이 연기를 해나가는 극영화인 것처럼, 바오 뉴엔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당시 영상을 새롭게 엮어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매우 전형적이면서 또 그래서 더욱 따스하고도 감동 깊은 이야기의 힘을 발휘한다. 그런 힘으로 영화는 11일 현재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에 올라 있다.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은 1985년 1월28일 밤 미국 LA의 녹음스튜디오 A&M에 모여든 당대 최고의 스타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출발은 1950~60년대 최고의 인기를 모은 가수이면서 사회운동가인 해리 벨라폰테에서 시작됐다.

그는 1984년 아일랜드 가수 밥 겔도프가 스팅, 조지 마이클, 그룹 듀란듀란, U2의 보노 등 영국 출신 팝스타들을 모아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대기근을 알리고 그 구호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 ‘밴드 에이드(Band Aid)’를 만들어 노래 ‘Do They Know It’s Christmas?’(그들이 크리스마스를 알까?)를 선보인 데서 영감을 얻었다.

1985년 1월28일 밤 미국 LA의 A&M 스튜디오에 모여든 팝스타들. 사진제공=넷플릭스
1985년 1월28일 밤 미국 LA의 A&M 스튜디오에 모여든 팝스타들.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는 1985년 1월 라이오넬 리치의 매니저이자 팝 음악계의 거물 켄 크레이건에게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켄 크레이건은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이를 즉각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명곡으로 남아 있는 ‘We Are the World’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라이오넬 리치는 마이클 잭슨과 의기투합했다. 또 당대의 명 프로듀서 퀸시 존스와도 손을 잡았다.

노래의 얼개는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짰다. 악기를 다룰 줄 모르는 마이클 잭슨이 콧노래로 선율을 써갔고, 라이오넬 리치는 거기에 힘을 보탰다.

세 사람은 이를 다른 가수들과도 함께하기로 했다. 케니 로저스, 브루스 스프링스턴, 밥 딜런, 신디 로퍼, 스티비 원더, 폴 사이먼, 레이 찰스, 다이아내 로스, 티나 터너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각기 음역대와 보컬의 색깔이 달랐던 것은 물론 이들이 지닌 명성에 따른 일정을 조정해 모두를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마침 라이오넬 리치가 그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진행자로서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시상식에는 최고의 가수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었다.

'We Are the World' 녹음에 참여한 마이클 잭슨(왼쪽)과 밥 딜런. 사진제공=넷플릭스
'We Are the World' 녹음에 참여한 마이클 잭슨(왼쪽)과 밥 딜런. 사진제공=넷플릭스

라이오넬 리치와 켄 크레이건, 퀸시 존스와 마이클 잭슨은 바로 이날, 1985년 1월28일 밤을 ‘거사일’로 정했다. 이들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참석한 가수들을 중심으로 뮤지션들을 끌어모았고, 이들은 시상식 직후 A&M 스튜디오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영화는 그 과정과 함께 이들이 입과 목소리를 모아 ‘We Are the World’를 불러 완성하는 단 하룻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담아냈다. 

아프리카의 굶주린 이들을 도우려는 팝스타들의 소박하고도 거대한 프로젝트의 기획과 실행 과정, 모두 46명의 팝스타들이 그 동기에 호응하며 한 자리에 모여들기까지 보안을 유지해야 했던 뒷이야기. 강한 개성을 지닌 팝스타들이 비좁은 녹음 스튜디오에서 하룻밤을 지새며 때로 아웅다웅하고, 또 때로는 서로를 달래가며 좌충우돌해가는 모습, 그러면서 단 하나의 선한 마음을 모아가는 장면과 장면들이 안겨주는 감동….

‘Check your ego at the door(자존심은 문밖에 두고 오세요).’

퀸시 존스는 녹음에 앞서 스튜디오의 문 위에 이 같은 문구를 붙여 두었다. 그는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뮤지션들의 각기 다른 음역대와 보컬의 색채를 세밀하게 재배치하고, 녹음 현장의 어수선함을 단호함과 우정의 따스함, 인간적 친화력으로 정리해가며 마침내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을 일궈갔다.

'We Are the World' 녹음을 마친 뒤 신디 로퍼(오른쪽)가 라이오넬 리치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We Are the World' 녹음을 마친 뒤 신디 로퍼(오른쪽)가 라이오넬 리치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리고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한 곡의 노래를 완성했다. 녹음을 모두 끝내고 팝스타들이 서로의 사인을 받으며 서로를 보듬어안으며 눈물을 자아내는 마지막 장면을 두고 라이오넬 리치는 "그 하룻밤은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돌이켰다. 

그 가장 밑바탕의 힘은 아마도 ‘연대’일 것임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또 그 개별적 힘에 대한 신뢰와 자신들이 지닌 영향력을 결코 헛되이 보지 않은 힘. 그래서 이를 한 데 묶고 또 절묘하게 조화시켜냄으로써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들이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봄’을 보내며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한 곡을 세상에 내어 보일 수 있었다는 것을.

윤여수 기자 / tadada@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2안길 36 3층 ㈜미디어윤슬
      대표전화 02-2039-2293 | 팩스 02-2039-2925
      제호 맥스무비닷컴 | 등록번호 서울 아02730 | 등록일 2013년 7월11일
      발행·편집인 윤여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해리
      Copyright ⓒ MediaYunseul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