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싸구려 인생이지만 내게도 사랑은 있다. <불후의 명작>

2000-12-22 00:00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INFO:은 따뜻한 영화이다. 비루한 인생을 살아가는 소외당한 사람들의 꿈이 녹아 있는 영화이다. 외국 유학까지 갔다 왔지만, 부모님의 빚 때문에 에로비디오 감독을 하고 있는 인기나 재능은 있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소설 책 한 권 출판하지 못하고 대필작가로 살아가는 여경의 소외당한 인생은 좀 서글프다. 더구나 이들이 꿈꾸는 '인간대포' 시나리오가 아무리 아름답고 몽환적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영화 속에서 이루어 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꿈 속에는 언젠가 나도 한 번 내 인생의 빛나는 한 줄을 그으리라는 범인들의 희망이 보인다. 그것은 늘 같은 평범한 일상을 지탱해 주는 힘이기도 하다. 신인 심광진 감독은 그것이 바로 '불후의 명작'이라고 말한다.

:INFO:이 가지는 은밀한 매력은 올드 패션이다. 80년대 감성이 녹아있다. 그러나, 80년대 영화처럼 슬픔을 붙잡고 오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슬픔을 따뜻한 웃음과 서커스 광대의 무모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려 한다. 그런 면에서 :INFO:은 매력적이다. 술에 취해 그 옛날 천진했던 시절의 잃어버린 꿈을 모자이크라도 하려는 듯 :INFO:이나 :INFO:를 부르고 바나나 우유나 손가락 인형, 반딧불과 같은 잊혀진 정서를 끄집어 낸다. 더구나, 대포 집에서 여경이 명준에 대한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환풍기로 눈을 가린 채 고백하는 대목에서는 절정을 이룬다. 그래서, :INFO:은 최근 영화들을 보면 볼수록 그 현란한 기교에 혀를 내두르지만, 돌아서면 이상하게도 끝없이 공허해져 집으로 돌아가 그 옛날 정직하면서도 무수한 감성이 녹아있는 옛날 영화를 뒤적거리는 사람들에게는 딱 들어맞는 영화이다. 그리운 정서를 파고들기 위해 감독은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영화 속 영화인 서커스 이야기를 집어 넣었다.여경과 인기가 그려내는 꿈은 마치 서커스 광대의 무모한 사랑이 빚어낸 공중 곡예 같다. 마치 하야시 가이조의 <20세기 소년 독본>의 서커스 소년 소녀의 사랑이야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장면 그리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아마폴라'와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거기에 서커스 광대로 분한 박중훈의 채플린 같은 연기 역시 무난한 캐릭터를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인간 대포가 되거나 서커스에서 가장 힘든 공중곡예를 하려는 장면은 정말 눈물겨운 사랑이다.

<불후의 명작>은 아름답고 몽환적인 꿈만을 말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부모님의 빚 때문에 끝없이 독촉 당하는 인기는 결국은 에로비디오 몇 편 만든 경력으로 절대로 충무로 바닥에 설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마치 아이처럼 펑펑 운다. 그리고, 여경 역시 짝사랑의 대상 명준을 자신이 대필해 주는 연예인에게 빼앗기고 인기의 선배에게 시나리오를 넘기라는 부탁을 받는다. 어찌 보면 팍팍한 충무로에 관행처럼 여겨지던 이러한 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넣어 <불후의 명작>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늘 웃기거나 너무 진지하기만 했던 박중훈은 그야 말로 평범한 소시민 에로비디오 감독 역을 소화해 냈고, 신인 송윤아 역시 안방극장에서 보아왔던 연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감독 자신의 독백 같은 영화는 그러나, 결정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잔잔한 소품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여 감정 몰입을 떨어 뜨인다는 점이다. 하나의 정서에 몰입 하려하면 또 다른 잊혀진 정서가 끼어 들어와 방해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경과 인기에게 몰입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옷을 벗고 섹스 씬을 찍는 진희의 안타까운 사랑에도 몰입하지 못한다. 내게도 사랑이 있었다고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멀어져 버리는 영화 그게 바로 <불후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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