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본 슈프리머시> 한계를 모르는 스피드 액션

2004-08-19 10:51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본 아이덴티티>의 후속편을 준비하던 각본가 토니 길로이는 어느 날 ‘피의 일요일’이라 불리는 아일랜드의 비극적인 사건을 다큐멘터리적 감성으로 다룬 영화 <블러디 선데이>를 보게 된다. “보는 사람을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할 만큼 사실적”인 이 영화에 감명받은 토니 길로이는 제작자 프랭크 마샬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영화를 보고 난 제작자의 눈에도 이 영화는 특별했다. 그는 <블러디 선데이>를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에게 ‘최고’라는 찬사와 함께 <본 아이덴티티> 속편의 연출을 제안했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원하던 폴 그린그래스가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연출을 전제로 이 제안을 수락하면서 속편 <본 슈프리머시>는 본격적인 출발선에 서게 된다.

일반적으로, 속편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전편의 성공 때문이다. 제작사들은 도통 종잡을 수 없는 것이 관객이고, 그들이 한 번 좋아했던 영화를 다시 만드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다. 거기 속편의 딜레마가 있다. 관객들은 ‘전편과 같으면서 새로운’, ‘전편을 넘어서는’ 속편을 원하고, 그래서 속편의 출발점은 영점이 아닌 마이너스, 잘해야 본전이다. 그것이 속편의 운명이다.<본 아이덴티티>의 속편 <본 슈프리머시>는 그 운명을 거역하고 전편을 껑충 넘어선 흔치 않은 작품이다.

영화는 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 제이슨 본이 과거로부터 도망쳐 숨어든 인도의 고아에서 시작된다. 자나 깨나, 누군가 혹은 무언가 자신을 쫓고 있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제이슨 본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단 한사람, 사랑하는 연인 마리와 함께 낯선 곳에 숨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의 과거는 그 곳까지 찾아와 그를 위협하고 사랑하는 마리의 목숨을 빼앗아간다. 선택의 여지없이. 제이슨 본은 간신히 도망쳤던 자신의 과거 속으로 다시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그는 복수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 제이슨 본이 찾는 것은 ‘누가’ 마리를 죽였는지가 아니라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생겼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답은 결국 과거에 있다. 그의 과거 뿐 아니라 그의 과거와 관계된 많은 사람들의 과거가 달려있다. 영화는 그들 모두가 나름의 방식으로 과거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는 것으로 끝난다. 법의 심판을 받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후회스러운 과거를 속죄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거나. 그렇다고 모든 오해와 비밀이 풀리는 것도 아니고,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죽은 마리를 되살릴 수도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과거를 매듭짓고 진정한 새 출발을 할 수는 있는 거니까. 소문난 자동차 추격씬과 주인공의 격투씬도 이 영화의 정체성이 틀림없는 블록버스터 액션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한 마디로, 대단하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전편에 이어 또다시 ‘제이슨 본’ 역으로 출연한 주인공 맷 데이먼의 카리스마다. 그가 옴므파탈로 등장하는 영화 <리플리>에서 조차 이 영화에서 만큼 강렬한 인상은 아니었다. 자아를 상실하고 연인을 잃고 상처받은 고독한 영웅 제이슨 본을 체화한 맷 데이먼의 묵직한 연기는 감독과 제작자를 만족시켰던 것처럼 우리 관객들의 마음에도 흡족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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