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만나다

2004-08-25 14:18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2004년 8월 24일 대한민국, 세계에서 최초로 CBS 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주최하는 영화제가 시작되었다. 이름하여 ‘제1회 신영음 영화제’. 더욱이 특이한 것은 이 모든 영화제 준비와 진행이 ‘신영음 마니아’라고 불리우는 라디오 프로그램 애청자들의 많은 도움으로 ‘직접 만들어가는 영화제’란 것이다.

그동안 신영음 영화제 홈페이지(http://sciff.cbs.co.kr)를 통해 진행과정을 살짝 엿볼 수는 있었지만 내심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한 달 내내 궁금했던 마음을 숨길 수는 없었다. 매일매일 신영음을 챙겨듣는 애청자로써 처음 열리는 영화제를 기다리는 마음이 꼭 출산을 앞둔 엄마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대가 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혹시나 잘못되지는 않을까 라는 염려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을 안고서 신영음 영화제가 열리는 중앙시네마로 향했다.

사실 영화제 포스터를 직접 구경하고 싶었던 마음에 영화제가 열리기 하루 전 상영장인 중앙시네마에 미리 가봤더랬다. 그때까지만 해도 신영음 영화제에 대한 그 아무런 조짐도 보이지 않았었기에, 어제와 달리 극장 주변에 붙어있는 여러 장의 포스터를 보는 순간 너무 반가웠다.

중앙시네마 입구에는 신영음을 진행하는 신지혜 아나운서의 얼굴이 담긴 대형 플랭카드가 영화제를 보러오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었고 자원봉사자들은 찾아온 손님들을 위해 고마운 마음을 담은 신영음 영화제 뱃지와 엽서를 나누어주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 영화제 팜플렛을 단돈 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팜플렛을 살펴보면 곳곳에 준비한 분들의 손길이 느껴져서 마치 공짜로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영화제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며 신영음 ‘가족’을 만났다. 신영음을 즐겨듣는다는 박은정 씨는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가 신지혜의 영화음악이라는 프로를 알게 되었으며 일어를 전공하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이곳까지 직접 찾아오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영화제 티켓을 신청하지 못했지만, 현장에서 티켓이 생기면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티켓을 나누어주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티켓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영화관 곳곳에는 영화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누군가와 함께 온 사람들도 있었고 혼자 온 사람들도 있었다. 흔히들 신영음 애청자만 가득한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누군가는 영화제 초대권이 생겨서 왔고, 누군가는 맥스무비 신영음 영화제 초대 이벤트에 응모했다가 당첨된 사람도 있었고, 또 누군가는 ‘신기한’ 영화제가 궁금해서 왔다고 했다.

신영음 애청자인 친구를 따라 오게 되었다는 송아림 씨는 “신영음을 한번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라디오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이번 영화제에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작품을 만나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한쪽에서는 입장이 시작되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티켓이 없어서 현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티켓을 나눠주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번 영화제는 전석 초대권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초대권을 발송했지만 참석하지 않은 티켓의 경우 현장에 도착한 사람 순서로 연락처를 적어놓으면 그 티켓을 받아서 영화제를 관람할 수 있다.

드디어 영화제 개막식. 짧은 퀴즈이벤트와 좌석추첨을 통해서 푸짐한 경품제공시간이 있었다. 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인 신지혜 아나운서와 맥스무비 김형호 기자의 감사 인사에 이어, 신영음 영화제를 도와주신 CBS 임원진, 맥스무비, 중앙시네마 등 여러분들의 축하인사와 “현수와 은주, 오시이 마모루를 만나다” 라는 부제의 영화제 포스터의 주인공인 ‘현수’와 ‘은주’도 소개되었다.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그들 역시 오래된 신영음 애청자이자 가족이며, 어디서든지 신영음을 기억하고 신영음을 즐겨듣고 있는 우리 모두가 ‘현수’이며 ‘은주’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 관람한 작품은<공각기동대>로, 이 작품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손꼽히는 대표작이라고 보면 된다. 감독이 의도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표현력과 그 상상 능력에 있어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항상 마모루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음악감독 가와이 겐지의 음악 역시 작품의 신비로운 느낌을 전달하는데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작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조금 어렵고 난해할 수도 있었겠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관람이 끝나고 난 사람들은 출구에서 스탭들이 나눠주는 <공각기동대> 마우스 패드를 선물받았고, 퀴즈 이벤트에 당첨되었던 사람들은 영화예매권을, 좌석 추첨에 당첨된 사람들은 영화음악 CD를 선물로 받았다.신영음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그런 프로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 어릴적 일본 만화를 몰래 본 적 있는 사람.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면 몇일밤을 버틸 수 있는 사람. 영화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 신영음을 듣는 친구가 있는 사람. 중앙시네마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 직장이나 학교가 명동 가까이에 있는 사람. 다른 영화를 보러 왔던 사람. 누군가와 저녁약속이 있는 사람. 푸짐한 경품을 받고 싶은 사람. 그 모두들.

티켓이 있건 없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좌석이 있는 사람은 좌석에서, 좌석이 없는 사람은 서있거나 바닥에 앉아서 함께했으면 좋겠다. 신영음 영화제는 영화제를 찾아온 모든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즐기고 멋진 추억 한 장 남겼으면 할테니까.

오늘 밤 8시 반, 중앙시네마에서 모두들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바로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우리 모두가 신영음 영화제 주인공인 현수이며 은주가 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 모두가 함께 와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윤재희 회원기자 jmark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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