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새드무비> 가공된 이별, 미완의 슬픔

2005-10-12 12:35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이별을 통해 사랑의 효험에 대해 설파하는 <새드무비>를 슬픈 멜로라고 칭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감동과 눈물을 배합해 구워낸 (기획성) 멜로 영화라고는 말할 수 있다. 멜로 영화의 내러티브를 하나도 거스르지 않는 <새드무비>는 이 세상에 슬픈 사랑이 많다는 것을 이별을 통해 역설한다.

멜로 영화는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그래서 제작자들에게 멜로 영화는 흥행의 안전판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제작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영화가 울려준다'는 소문만 나면 흥행은 따 논 당상이기 때문이다. 멜로 영화의 성패는 작품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관객들을 울리느냐 안 울리느냐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바로 영화의 흥행이 눈물의 양과 비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 낡은 영화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멜로 영화 붐이 자칫 우리영화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울고 싶을 때 울게 해주는 영화는 대단한 영화임에 분명하다.

제목과 달리 '슬픔'의 강도가 약한 <새드무비>는 멜로에 기대하게 마련인 감흥을 주기에 이래저래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고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새드무비>는 한 마디로 팬시상품 같은 멜로 영화다. 그 곳에서 우리가 평상 생활에서 느끼는 사랑의 아픔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기존 멜로 영화의 틀을 고정시켜 둔 채 단지 포장만 바꿔 씌운 <새드무비>는 이별의 중심에 서서 사랑을 외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여덟 명의 주인공과 기획사의 이름만 떠올리게 할 뿐 감독의 입김은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과 이별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지만 영화는 그것들의 속살을 보여주지 못한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지만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세상 사람들 같지가 않다.

웰메이드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을 주는 <새드무비>는 관객의 감정요소를 짚어내지 못하고, 그리하여 자꾸만 시계바늘만 바라보게 만드는 영화다. 애절한 분위기가 깃든 영상은 언제나 선수를 치고 나오는 음악 때문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새드무비>는 이별과 사랑을 통해 슬픔을 그려내려고 하지만 거기에는 강요되고 가공된 슬픔만이 있을 뿐이다. 명색이 영화 제목이 <새드무비>인데 그래도 되냐고 반문해도 소용없다.

애초 <새드무비>는 이야기 자체보다 배우의 면면이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영화였다. 충무로 빅스타인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손태영, 신민아, 이기우, 염정아가 출연하고 있으며 화사한 배경과 자잘한 소품들이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띄운다. 하지만 <새드무비>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제공해 주지 못한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서 그들의 사랑에 눈물 한 방울이라는 지지를 보내기가 힘들어진다. 종합선물세트의 본분은 다 하지만 <새드무비>는 충무로 최고의 배우들을 한 편의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 이상의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이야기의 매듭을 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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