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협> 무협영화의 자신감 있는 진화

2011-11-08 11:19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종이기술자로 아내 아유(탕웨이)와 두 아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던 진시(견자단)는 어느 날 마을에 덮친 강도를 우연치 않게 막아낸다. 시체를 부검하던 수사관 바이쥬(금성무)는 강도의 죽음이 단순 사고사가 아니란 걸 알아내고 진시의 실체를 의심하게 된다.

삶이 틀어지는 것은 어쩌면 이리도 간단한 것일까. 과거를 지우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진시는 본성은 결코 지울 수 없다고 믿는 바이쥬를 만나 모든 것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다. 진시는 바이쥬의 고집 때문에 오랫동안 피해왔던 자신의 과거이자, 72파에 맞닥뜨리게 된다. 금성무가 분한 바이쥬가 민폐 캐릭터로 다가올 수 있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그는 장인의 작은 부정조차 봐주지 않아 이혼까지 당한 외골수다

아무리 깊이 묻어둬도 과거는 항상 기어 나오기 마련이다. 과거를 부정한다는 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세상은 변했지만, 진시의 과거는 결코 바뀔 수 없다, 그렇다고 진시를 무조건 악당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 선과 악이란 사람들이 거창하게 내거는 명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협 영화와 CSI 수사극이 만났다. 영화 한편에 너무 많은 갈등을 담으려 했다는 욕심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뿌리칠 수 없는 매혹이 있다. 늘 변화를 모색해 온 진가신 감독은 <무협>을 통해 무협영화의 통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재미를 창조해냈다. 진실과 거짓이 충돌할 때의 진동이 진부하게 다가오지 않고, 거대한 흔들림으로 느껴지는 건 치밀한 구조 때문일 것이다.

<무협>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폼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영화는 장르들을 보기 좋게 혼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감상을 이끌어낸다. 진시가 여검객(혜영홍)과 격투를 벌이는 신과 복수의 일념으로 살아온 72파의 두목과 결투를 벌이는 신은 무협영화 사상 가장 뛰어난 장면의 하나일 것이다. 이 장면만으로도 <무협>은 무협영화의 정전에 오를 자격이 있다.

<무협>는 과거의 무협영화 못지않게 비장하지만, 과장은 없다. <와호장룡>에 필적하는 액션 신은 러닝타임 내내 시각적 포만감을 선사한다. 중국의 정수를 고스란히 간직한 운남성에서 찍은 장면은 한 폭 한 폭이 그림이다. 여기에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연상시키는 스토리가 추가되며 ‘볼거리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을 비켜 간다.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고전 무협영화에 대한 존경과 변형이 모두 담겨 있는 <무협>은 낡은 장르도 머리를 쓴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해 낸다. 주인공들의 연기를 비롯하여 영화의 만듦새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영화의 백미는 단연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액션을 소화해 내는 견자단과 <외팔이 검객>의 왕우가 벌이는 결투 장면이다. 강호를 떠난 고수처럼 17년 간 영화계의 온갖 러브콜에 응하지 않았던 왕우의 연기는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무색하지 않게 한다. 무술감독으로도 참여한 견자단이 설계한 액션 신들은 한동안 잊고 있었던 무협 영화의 참된 재미를 일깨워준다.

<국내 최대 영화뉴스채널! 맥스뉴스>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 maxpress@maxmovie.com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 maxpress@maxmovie.com
<저작권자(c) 맥스무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0/ 500
      사업자등록번호 211-88-91225 l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제2016-서울강남-02630호 l 대표이사 정이은
      ㈜맥스무비 l 06099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25길 8, 301호(논현동, 유진빌딩)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2730 | 등록일자 2013년 7월 11일 | 제호 맥스무비 닷컴 | 발행인 : 정이은ㅣ편집인 : 이은지

      Copyright ⓒ Asiatribune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