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02-24 출생ㅣ일본 마야가ㅣ언두(94) 데뷔이와이 순지(岩井俊二 ) 감독은 MTV세대의 빠르고 감각적인 영상과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결부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와이 순지의 감각적 영상미는 그의 감독데뷔작인 <언두>에 잘 나타난다. 이 작품은 결박강박증의 여성의 심리를 집안을 가득 얽히는 끈들과 그 사이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건너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결박되면서도 고립의 정서를 얽어내는 솜씨는 마치 한 틀의 현대미술을 연상시킨다.
이와이 순지의 자연이 인물보다 전경화되는 매혹적인 이미지는 그의 독특한 영화적 문법체계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러브 레터>에 잘 나타나 있다. 여러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찍고 또 찍어 완성한 영상들은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고 있다.
이와이 순지감독의 일본적인 스타일리스트적인 면면은 그가 일본 아이돌스타들의 뮤직비디오 연출자였다는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개인적인 스타일의 영역을 고집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 작업들은 이와이 순지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일본의 독립영화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고수할 수 있게 한 밑거름이되었다.
1992년부터 뮤직비디오에서 텔레비젼으로 영역을 확장한 이와이 순지는 심야시간에 방송되는 본격적인 영상물을 제작하였다. <라 퀴진느>에서 연출한 <후라이드 드레곤피쉬>는 거액의 드레곤피쉬의 알을 물고기속에 숨겨둔 폐쇄적인 킬러의 이야기이다. 비록 킬러이지만 한 소녀에게만은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싶었던 킬러는 그가 사는 어항으로 가득찬 폐쇄적 공간처럼 그 역시 출구를 찾지 못한다.
1993년 만든 <불꽃놀이 , 아래서 볼까, 옆에서 볼까>는 초등학생들의 일상사와 한 소녀를 사이에 둔 남학생들간의 미묘한 경쟁심리를 다루고 있다. 1996년 발표한 <스왈로우 테일>은 한 소녀의 성장기를 둘러싼 폭력들을 긴박한 리듬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공중을 부유하는 나비의 시선을 잡아내는 솜씨는 이와이 순지만의 감각적 영상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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