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11-29 출생ㅣ미국ㅣ분노의 저격자 (1984) 데뷔조엘 코엔(Joel Coen)과 에단 코엔(Ethan Coen)은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각각 54년 11월 29일, 57년 9월 21일에 태어났다. 이들 형제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영화들을 섭렵하면서 영화광으로서의 소년기를 보낸다. 물론 그들 자신이 직접 습작 영화들을 만들기도 했다.
형인 조엘 코엔은 NYU 영화과를, 그리고 동생인 에단 코엔은 프린스턴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형인 조엘은 본격적으로 영화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하는데, 그가 처음 참여한 영화는 철저하게 독립적인 방식으로(그리고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샘 레이미 감독의 데뷔작 <이블 데드>였다. 이 영화에서 조엘은 편집 조수로 참여했다. 이 영화의 제작 과정 중 조엘은 동생 에단과 의기투합하여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는데, 그 결과 84년 그들의 데뷔작인 <블러드 심플(비디오 출시명 : 분노의 저격자)>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주위의 친구들과 친지들을 돈을 끌어모아 무명 배우들을 기용하여 초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로 이들 형제는 단숨에 미국 독립 영화계의 희망으로 부상하게 된다(이 영화에서 주연을 한 프랜시스 맥도먼드(Frances McDormand)는 후에 조엘 코엔의 아내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85년 그들은 초기의 ‘영화 동지’ 샘 레이미의 85년작 <크라임 웨이브>의 시나리오를 공동으로 집필한다. 샘 레이미는그 이후에도 코엔 형제의 영화 경력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데, 그들의 90년 작 <밀러스 크로싱>에서 잠깐 우정 출연하기도 했고, 94년 작 <허드서커 대리인>의 시나리오를 코엔형제와 공동 집필하기도 한다.
소위 ‘장르 패로디 3부작’이라고 불리우는 초기의 세편의 영화, 즉 84년 작인 <블러드 심플>(필름 누아르), 87년 작인 <아리조나 유괴사건>(스크루볼 코미디), 90년 작인 <밀러스 크로싱>(갱스터)에서 코엔 형제는 과연 영화광 출신답게 수 많은 영화들의 장면들을 패로디하면서, 장르의 관습을 비틀면서 유머러스 하면서도 냉소적인 분위기, 관객에게 수수께끼처럼 던져지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발전해가는 플롯, 독특한 앵글과 카메라 워크를 보여줌으로써 수 많은 ‘컬트 팬’들의 지지를 받는다. 그리고 91년 헐리우드로 간 신출내기 극작가가 겪는 악몽같은 이야기 <바톤 핑크>로 그해 칸 영화제의 황금 종려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영화 악동을 넘어선 ‘작가’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계기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현학적인 예술영화로 방향을 틀지 않고 폴리그램, 워너 브러더스에서 대준 자본으로, 데뷔전부터 꿈꿔오던 영화 <허드서커 대리인>(94)을 만들게 된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의 그들의 영화와는 달리 스타급의 배우들과, 대자본으로만 가능한 테크놀로지들을 동원하여 만들어낸 밝은분위기의 현대판 동화였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 과거 3,40년대의 헐리우드 영화들에 대한 재해석과 패로디가 눈에 띄는데, 그러한 그들의 메이저 영화에 대한 팬들과 평론가 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대자본의 매력과 또 그것이 자신들의 영화적 상상력과는 맞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은 코엔 형제는 96년 초기 그들 영화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그리고 성숙한 면모를 보여준 <파고 Fargo>를 발표합니다. 그 해 깐느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그리고 아카데미 상에서 여우 주연상과 시나리오 상을 수상한 이 작품에서 그들은 이전의 작품들에 배어있던 냉소적인 표정과 퍼즐같은 플롯을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리얼리티로 대신함으로써 드디어 성숙한 작가의 대열에 안착했음을 보여준다(물론 `코엔형제적이지 않다`는 골수 팬들의 비판도 감수해야 했지만요. 이러한 면에서 보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재키 브라운>과 비견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98년 <위대한 레보스키>를 발표함으로써 여전히 번득이는 영화적 재치와 상상력을 과시하고 있니다. 항상 그들의 영화의 크레딧에는 `감독 조엘 코엔, 제작 에단 코엔, 시나리오 조엘/에단 코엔` 으로 적혀있지만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 둘의 역할은 뚜렷하게 나눠져 있지 않으며, 항상 함께 생활을 하면서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영화의 세부 사항까지 같이 의논하며 영화를 제작, 감독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을 `샴 쌍동이 같은 존재` 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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