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01-16 출생ㅣ한국배우 조우진은 외모는 물론이고 표정과 목소리의 세심한 조율로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인다. 불과 얼음의 영화였던 <내부자들>의 조상무는 잘 갈아놓은 칼로 얼음을 조각하듯 스크린을 긴장시켰다. 저체온증 같은 사투리로 신체상해를 지시하다 본인이 직접 손을 내밀던 <내부자들>의 그 장면은 도무지 잊을 수가 없다. 기업체에서 근무 중인 회사원을 데려다 놓은 듯 사실적인 캐스팅의 배우가 스크린을 피로 물들이던 비현실적인 장면의 충격은, 얼얼했다.
이후 조우진은 같은 수트 차림이어도 전혀 다른 <도깨비>의 김비서로 돌아왔다. <내부자들>에서 닿기만 해도 손이 베일듯한 얼음 같던 남자는 아이스크림 같은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어색할 틈도 없이 이 배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눈이 갔다. 그리고 <보안관>에서 조우진은 전작들의 자신을 슬쩍 지우면서 작품의 마지막 퍼즐로 오차 없이 맞춰진다. 영화가 끝날 때 까지 기시감 없이 캐릭터로 스며들어 작품을 완성하는 배우의 협연을 보는 일은 오케스트라의 그것처럼 짜릿하고 감동적이다.
-<<맥스무비>> 기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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