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알고 보면 더 재밌다 <룸 투 렌트>

2006-05-10 15:50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이집트 출신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의 좌충우돌 영국유학기를 그린 <룸 투 렌트>. 감독이 자신의 유학경험을 살려 고단한 이민자의 이야기를 달콤 쌉싸름한 코미디 영화로 만들기까지, 영화만큼이나 독특한 영화 밖 이모저모를 들여다 본다.

룸 투 렌트는 하숙방

룸 투 렌트라는 제목은 하숙방이라는 뜻이다.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인 주인공 알리(사이드 카그마위)는 하숙집을 옮길 때마다 하숙집 주인을 모델로 삼아 엽기적인 시나리오를 쓰고, 이것이 발각되어 번번히 퇴출당한다.

위장결혼이 뭐길래

국적취득을 위한 외국인과의 계약결혼. 결혼당사자들 사이에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꽤 많은 비용이다. 보통 국적이나 비자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는 이혼으로 이어진다. 다국적 스탭이 만든 퓨전영화

감독은 이집트 출신, 촬영감독은 프랑스인, 주연배우와 음악 감독은 파리에 사는 모로코인, 의상 디자이너는 노르웨이인, 여자 주연배우는 미국인. <룸 투 렌트>에 참여한 다양한 국적의 제작진은 영화를 위해 영국에 모였다.

마티유 카소비츠 <증오>의 바로 그

감독은 더빙 일을 하면서 사이드 타그마위를 발견했다. 사이드 타그마위는 마티유 카소비츠의 <증오>에 출연, 친구들 사이에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자칭 똘마니 ‘사이드’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룸 투 렌트>에서는 머물 곳을 찾아 런던의 이 방 저 방을 전전하면서 인생의 맛을 깨달아가며, 가짜 신부를 찾는 중에 진짜 사랑에 눈뜨게 되는 ‘알리’역을 코믹하고 개성 있게 소화해냈다.

앙크

주인공 앙리가 항상 착용하는 십자가 목걸이를 눈여겨 보자. T자 위에 타원형의 고리가 연결되어 있는 모양인 이것은 고대 이집트의 상징물. 상형문자로 '생명', '살다'라는 뜻하며, 여성을 상징하는 기호 '♀'는 이 앙크 십자가에서 유래되었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서 루브르 박물관장 자크 소니에르가 여신과 관련된 예술품을 수집에 심혈을 기울이는데, 앙크 십자가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마릴린 먼로의 부활, 줄리엣 루이스

12살부터 영화와 TV에 출연했으며 마틴 스콜세지의 <케이프 피어>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 동시 노미네이트 되며 스타로 떠오른 개성파 배우. 펑크 록 밴드 ‘줄리엣 & 릭스’의 보컬로 내한하기도 했던 줄리엣은 <룸 투 렌트>에서 콜 포터의 달콤한 노래 ‘My Heart Belongs to Daddy’를 부르며 강철심장을 가진 남자라도 녹여버릴 만한 최고의 무대매너를 선보였다. 그녀는 린다가 췄을 법한 스텝들을 직접 안무해 스탭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위장결혼 영화의 대표작 <그린카드>

<룸 투 렌트>를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계약결혼을 다룬 <그린카드>. 미국 영주권 그린카드를 얻으려는 프랑스 남자와 멋진 정원이 딸린 아파트를 얻으려는 미국 여자가 위장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유와 할리우드 여배우 앤디 맥도웰 주연을 맡았다.

피에르와 쥘

<룸 투 렌트>에서 동서양의 문화가 뒤섞여 있는 런던을 풍성한 느낌으로 컬러풀하게 연출하고 싶었던 칼레드 알 하가르 감독이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한 프랑스 아티스트. 사진작가인 피에르와 화가인 쥘은 주로 포트레이트를 다루며 공동작업을 통해 고전적인 관념에 종교적인 이미지와 에로티시즘을 결합한 아이콘들을 만들어냈다.

영화 속에서 마크가 알리를 모델로 해서 찍는 사진들은 ‘Saint Sebastien’ 등 이들의 작품을 근거로 했음이 분명하다. 피에르와 쥘은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진 바가 있으며 <친절한 금자씨>의 티저포스터가 이들의 작품과 유사하다고 해서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

따뜻한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감독

칼레드 알 하기르 감독은 이집트에서 태어나 카이로 대학을 졸업하고, 1986년 이집트가 국제적으로 합작영화들을 제작할 때에 조감독이자 캐스팅 디렉터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다. 첫 장편영화 < Ahlam Saghira(Little Dreams) >로 각종 영화상을 휩쓸며 주목을 받은 칼레드 알 하가르 감독은 영국으로 건너가 국립영화학교를 졸업했다.

<룸 투 렌트>는 감독의 영국유학시절 경험을 고스란히 녹아여낸 작품. 영화 속의 알리처럼 그는 좋은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만들기를 간절히 꿈꾸는 젊은이였고, 이 방 저방으로 옮겨다니는 하숙생이었으며, 더빙 아르바이트와 벨리댄스 교사까지 마다않은 가난한 유학생이었다.

경쾌하고 이국적인 음악 - 사피 부텔라의 라이 뮤직

컬러풀한 화면에 생기를 더하는 음악은 파리에서 활동하는 모로코 출신의 뮤지션으로, 라시드 부샤렙 감독의 <리틀 세네갈>의 영화음악으로도 알려져 있는 사피 부텔라의 ‘라이 뮤직(RAI Music)이다. 라이 뮤직은 아랍과 알제리 민속 음악을 서구화한 팝 음악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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