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쿨하고 사랑스런 우리시대 청춘연가

2002-05-21 09:56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맥스무비= 맥스무비취재팀 기자] 영화는 자주 동시대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는 풍경을 스크린 속에 담고 싶어해왔다. <후아유>도 그런 바람의 산물이다. 오프라인과 대등하게 온라인에서 사생활을 꾸리고 있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어떻게 만나서 어떤 식으로 사랑을 하는가. 서로의 상처는 또 어떻게 치유되는가. <후아유>는 이러한 질문들에 해답을 들려주고자 고심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시종 건강하고 흐뭇하다.

형태는 아바타 게임 ‘후아유’의 기획자다. 2년 넘게 준비해온 게임의 오픈을 앞두고 게시판에 게임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남긴 ‘별이’라는 아이디를 발견하고 호기심을 느낀다. 그녀의 본명은 인주, 형태는 그녀가 자신과 같은 건물에 있는 수족관에서 다이버로 일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인터뷰를 빌미 삼아 인주를 만나게 된다. 형태는 ‘멜로’라는 아이디로 계속해서 인주와 교감을 나누고 호감을 갖기에 이른다. 인주 또한 멜로가 형태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멜로에게 마음을 뺏긴다.<후아유>는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기본 플롯을 놓고 보자면 수년전 개봉한 <접속>을 떠오르게 만든다. 하지만 허망된 옛사랑에서 헤어나지 못하거나 외사랑에 오랜 시간 가슴앓이해온 질척거리는 사랑 따위를 얘기하고 있지 않다. 영화는 형태와 인주를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사랑의 응달로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 퇴적된 사랑의 기억이 그리 많지 않은, 이십대 초반의 사랑을 좀 더 경쾌하게 풀어헤친다.

영화는 때때로 두 주인공을 모니터 앞에 불러 세워 사랑의 교감에 잔뜩 주파수를 맞추게끔 하지만 또 그만큼 부지런히 사랑 밖에 존재하는 세상으로 두 사람의 손을 잡고 나아간다. 멜로 영화임을 자임하긴 했어도 사랑을 절대 과제로 묶어두지 않는 것이다. 미완의 인생에 처해 있는 또래 젊은이들이라면 으레 맞닥뜨리게 마련인 삶의 고민들을 연애와 똑같은 무게로 쓰다듬고 어루만진다. 그래서 영화는 쉽사리 멜로 영화로도, 선뜻 성장영화로도 묶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지만 어느 쪽 하나에 똑바로 정신을 팔기만 하면 그 판단에 대한 화답을 들려준다.사실 <후아유>의 결말은 가파르고 즉흥적인 측면이 있다. 자신을 속인 형태를 향한 인주의 분노는 몇 차례의 실강이 끝에 쉽사리 녹아내리고 두 청춘 남녀의 해사한 웃음 속에서 서둘러 영화를 봉합해버리는 것 같은 인상이 짙다. 하지만 그런 급작스런 화해가 하나도 밉지 않은 이유는 영화 속 그네들이 젊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 새로운 옷을 입혀 두었던 자신의 아바타에게 오늘 또 변덕스레 다른 맵시 있는 옷을 입힐 지 모를 일이지만, 지금 그네들은 자신들한테 딱 어울리는 아바타를 찾은 것 뿐이니까.

<후아유>가 이뤄낸 것 중 하나는 젊은 배우들을 새롭게 발견해냈다는 사실이다. <춘향뎐>으로 데뷔해 운좋은 신인이겠거니 했던 조승우는 <와니와 준하>를 거쳐 <후아유>에서 배우로서 매력과 가능성을 온전히 증거한다. <천사몽>에서 그저 근사한 비주얼에 머물렀던 이나영은 화장기를 말끔히 지워낸 얼굴에 다양한 표정을 실어 보인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배우로서 “넌 누구야?”라는 질문을 받았음 직한 두 배우는 <후아유>로 자신들을 설명해줄 수 있는 확실한 대답 하나씩은 챙기지 않았나 싶다. 또 <바이준>에서 허공에 대고 청춘을 부르댔던 최호 감독의 성장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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