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 놈: 인류의 시작> 백승기 감독 & 배우 손이용 "차기작 너무 많다"

2016-08-26 12:01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맥스무비=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백승기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은 셀 수 없이 많다. 손이용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널리고 널렸다. 하지만 이 ‘호구들’이 만나 뿜어내는 유쾌한 시너지를 따라올 자는 없다.글 양보연 | 사진 김현지

#재미있고 의미도 있는 똑똑한 C급

한편으론 ‘C급 영화’를 정면에 내세운 건 영민한 선택 같다. 기대를 완전히 내려놓은 관객에게 재미와 감동까지 전하지 않았나?(웃음)

백승기 감독 사실 거기까지 생각하고 만든 게 아니다. 그냥 우리는 C급이 좋아서 만들었다. 일상이 즐거웠으면 좋겠고 꿈이라는 말이 먼 얘기가 아니면 좋겠다. 그래서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학창 시절부터 우리는 자유를 억압당하면서 자란다. “뛰지 말아라, 떠들면 안 된다” 등등. 그래서 막상 자유로워지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른다. 나는 <시발, 놈>으로 ‘자유로워도 괜찮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 영화에선 우주를 질서대로 나열하려는 신이 자유로운 신을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 지구라는 감옥에 가둬버리지만, 결국 나뉜 신의 반쪽인 시발놈이 그를 지켜보던 카메라를 부숴버리지 않나.

 

원래 ‘C급 영어’가 의미 전달은 가장 정확하다.(웃음) 감독의 말대로 ‘C급 영화’라도,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만큼은 분명히 전달됐다. ‘인간의 욕심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아닌가.

백승기 감독 <매드 맥스> 시리즈를 보면, 인류 종말에 가까운 상황에서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태초가 아닐까” 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것을 내 나름대로 재해석했다. 그리고 태초의 인간을 떠올렸다. 현대사회에 많은 문제가 있지 않나. 빈부격차만 봐도 그렇다. 나는 이 갈등이 모두 ‘욕심’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인간이 시발놈처럼 유인원들 사이에 있는 하나뿐인 인류였다면 어땠을까’라고 상상했다. 우리가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더 평화롭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 그게 결론이다.

 

잘하려고 하거나, 꿈으로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면 어렵다. 그냥 좋아하는 마음만 갖고 즐기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배우 손이용
창작 활동의 영역이 넓은 것 같다. 영화도 만들고, 책도 내고, 음원도 냈다.

손이용 리스키(Risky)라는 이름으로 승기 형과 ‘브래드 셔틀’이란 곡을 냈다. 승기 형이 현직 교사로 근무하면서 직접 보고 느낀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1990년대 복고스타일로 만들었다. 가수가 된 계기도 간단하다. 과학자, 가수 등 보통 남자 애들의 장래희망을 거쳐가는 직업들이 몇 개 있지 않나. 우린 아이돌 가수가 그중 하나였고 영화를 만든 것처럼 재미로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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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키 '브레드 셔틀' 뮤직비디오

 

도전하는 게 쉽나? 망설이다 꿈을 접는 경우도 많은데.

손이용 잘하려고 하거나, 꿈으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면 어렵다. 그냥 좋아하는 마음만 갖고 즐기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와 승기형이 이런 부분에서 잘 맞는다. 영화를 하건, 음악을 하건 똑같다. 우리만의 분명한 목표가 있지만, 우리 목표 안에는 기술적으로 잘 만들겠다거나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없다. 마음가짐의 차이다.

 

현대사회에 많은 문제가 있지 않나. 빈부격차만 봐도 그렇다. 나는 이 갈등이 모두 ‘욕심’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백승기 감독
<시발, 놈>을 보고 <무한도전>(MBC)을 볼 때와 비슷한 결의 감정을 느꼈다. “당신도 영화를 만들 수 있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백승기 감독 내가 지금까지 인터뷰 한 기자 중에서 당신이 우리 영화를 가장 가슴 깊이 이해한 사람 같다. 외모만큼 생각까지 섹시한 기자군.(일동 폭소) 용기를 주고 싶은 게 맞다. 나도 관객이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세상인가. 그걸 해소하는 수단으로 창작만큼 좋은 게 없다.

손이용 형과 꿈에 대해 자주 얘기를 하는 편인데, 늘 결론은 ‘목표가 하나인 사람은 없다’는 거다. 꿈에 정해진 틀 같은 건 없지 않나. 누가 뭐래도 하고 싶은 걸 하고,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싶다.

 

차기작이 있겠지?

백승기 감독 너무 많다.(웃음)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도전하려고 하는 작품은 <우리 몸>이라는 영화다. 우주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3부작으로 기획 중이다. <시발, 놈>이 인류의 시작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면, <우리 몸>은 “인간의 존재가 정말 미물인가”하는 의문으로 우주로 나가는 이야기다.

 

우주 블록버스터라니! 기대된다.

백승기 감독 물론 제작 방식은 우리만의 기법으로 C급으로 만들 거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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