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있는 공간 | 류이치 사카모토 특별전 ‘Ryuichi Sakamoto: Life, Life’

2018-06-01 23:31 채소라 기자

[맥스무비= 채소라 기자] 영화음악의 거장이자 아티스트,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류이치 사카모토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 ‘Ryuichi Sakamoto: Life, Life’. 류이치 사카모토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세계 최초의 전시회에 맥스무비가 직접 찾아갔다.

# 미디어 아티스트 류이치 사카모토

특별전 ‘Ryuichi Sakamoto: Life, Life’에는 국내에는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한 멀티미디어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 GLINT
특별전 ‘Ryuichi Sakamoto: Life, Life’에는 국내에는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한 멀티미디어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 GLINT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 ‘마지막 황제’(1987)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2017)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까지. 국내에는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알고 보면 소리에 천착하는 예술가다. 이번에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단독 전시는 2017년에 발표한 앨범 ‘async’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작업한 영상 작품, 백남준과 함께한 ‘All Star Video’의 희귀한 영상들, 야마구치정보예술센터(YCAM)에서 작업한 대규모 미디어 설치 등 그가 직접 제작했거나 영향을 주고받은 다양한 협업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멀티미디어 아트의 장이자 자연인, 예술가, 사회 운동가인 류이치 사카모토를 전방위적으로 깊이 알 수 있는 기회다.

# 워터 스테이트1(water state 1)

류이치 사카모토가 눈, 비, 구름, 안개 등 물의 순환 현상에 매료되어 만든 작품이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류이치 사카모토가 눈, 비, 구름, 안개 등 물의 순환 현상에 매료되어 만든 작품이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첫 번째 전시 작품은 류이치 사카모토와 미디어 아티스트 타카타니 시로가 협업한 워터 스테이트1이다.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는 전시실에는 입구에 인조 잔디 위에 돌을 배치해 일본식 정원을 재현한 공간이 있다. 일명 ‘지각(知覺)의 정원’. 이곳에 있는 돌은 류이치 사카모토가 기획 한국에 있는 한 채석장에서 직접 선택, 배치한 것이다.

전시실 안쪽에 놓인 워터 스테이트1은 1미터 남짓한 높이의 직육면체 구조물과 그 위 천장에 달린 324개의 노즐, 물로 구성된 설치작품이다. 노즐에 순환하는 물이 직육면체 상단에 떨어지며 러닝타임은 15분이다. 물은 10년 간 아시아 강수량을 측정한 빅데이터에 따라 떨어지는 것이다. 직육면체 상단의 진동판이 흔들리면서 태풍, 비바람이 표현되기도 한다. 음악과 과학, 물의 파동이 만들어내는 미디어아트가 어두운 전시실 안에서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비욘드 뮤직 위드 알바 노토: 인센(Beyond Music with Alva Noto: Insen)

촬영 SWAVE STUDIO(강민구)
2층 길쭉한 전시 공간을 따라 가로로 긴 스크린에는 류이치 사카모토와 노이즈 사운드 거장 알바 노토의 퍼포먼스 영상이 재생된다. ‘Vrioon’ ‘Insen’ 등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발표한 두 아티스트가 ‘어떻게 하면 피아노와 전자음악이 공존할 수 있는가’ 고민했다. 영상에서 류이치 사카모토는 어쿠스틱 피아노를 연주하고 알바 노토는 그 소리를 원자 단위로 분해, 음원과 리듬을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하고 결합하여 융합된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그리하여 피아노 소리와 소리 원자가 만들어낸 파동이 수학적 알고리즘에 따라 초현실적이고 온화한 느낌의 레이져 영상을 만들어낸다. 연주와 과학 원리에 따라 구현되는 비주얼은 현대 예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 위드 남준 백: 올 스타 비디오(with Nam June Paik: All Star Video)

‘All Star Video’는 비디오 매체가 등장 초기인 1984년에 두 아티스트가 당시 현대 예술가들의 작업과정이나 생각을 담은 영상이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All Star Video’는 비디오 매체가 등장 초기인 1984년에 두 아티스트가 당시 현대 예술가들의 작업과정이나 생각을 담은 영상이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류이치 사카모토의 젊은 시절을 담은 사진을 아이패드로 전시하고 있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류이치 사카모토의 젊은 시절을 담은 사진을 아이패드로 전시하고 있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양 옆의 벽에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젊은 시절이 담긴 사진이 걸려있고, 그 공간에 류이치 사카모토와 백남준이 협업한 비디오 영상이 작은 소니전자 TV로 재생되고 있었다. ‘All Star Video’는 비디오 매체가 등장 초기인 1984년에 두 아티스트가 당시 현대 예술가들의 작업과정이나 생각을 담은 영상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 다양한 예술가를 담은 이 영상에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가장 많이 출연한다. ‘All Star Video’가 나오는 TV 맞은편에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2016년 백남준 타계 10주기에 헌정한 ‘트리뷰트 투 N.J.P(A Tribute to N.J.P)’ 영상을 배치했다.

# 어싱크(async)

류이치 사카모토가 새 앨범 ‘async’을 만들며 영감 받은 작품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류이치 사카모토가 새 앨범 ‘async’을 만들며 영감 받은 작품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10여분 분량의 편집본을 상영하는 공간이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10여분 분량의 편집본을 상영하는 공간이다.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길게 이어진 전시 공간에서 코너를 돌면 8년 만에 제작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앨범 ‘async’에 영감을 준 것들이 쌓여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가상의 타르코프스키 영화의 사운드트랙’이라는 콘셉트로 앨범을 만들기로 결심하기까지 영감받은 다양한 영화 DVD와 수기 악보 등이다. 이 공간을 지나면 async 관련 영상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서 6월 14일(목)에 개봉할 다큐멘터리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10여분 분량의 편집본도 감상할 수 있다.

# 라이프 플루드, 인비져블, 인오디어블(LIFE flruid, invisible, inaudiable)

3개의 수조에 창작 오페라 ‘LIFE’를 해체, 재구성한 설치 작품.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3개의 수조에 창작 오페라 ‘LIFE’를 해체, 재구성한 설치 작품.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3층에 위치한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다. 1999년에 류이치 사카모토가 발표한 창작 오페라 ‘LIFE’를 해체, 재구성한 설치 작품이다. 천장에 매달린 세 개의 수조에는 진동자가 설치돼 있어서, 수조의 물이 인공 안개로 변한다. 이 안개를 스크린 삼아 오페라에 등장한 20세기 인물 등 여러 영상이 차례로 투사된다. 천장을 향해 물의 파동과 안개를 직접 쳐다보아도 좋고, 수조 아래 바닥에 비친 물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는 것도 색다르다.

촬영 SWAVE STUDIO(강민구)
# 포 피스, 포 라이프(For Peace, For Life)

사회운동가 류이치 사카모토를 보여주는 사진전.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사회운동가 류이치 사카모토를 보여주는 사진전. 사진 SWAVE STUDIO(강민구)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탈핵운동가로 활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나온다. 이 미니 사진전을 감상하고 올라가면 마지막 코스인 루프탑 전시실이 나온다. 3개의 스크린에 오페라 ‘라이프’ 공연 영상과 지뢰 제거, 나무 심기, 원전 반대활동 등 류이치 사카모토가 직접 참여한 활동을 기록한 영상 등 3편을 감상할 수 있다.

5월 26일(토)부터 회현의 전시공간 피크닉에서 열리는 류이치 사카모토 특별전 ‘Ryuichi Sakamoto: Life, Life’는 10월 14일(일)까지 만날 수 있다.

http://news.maxmovie.com/377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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